본문 바로가기
일상/주저리

[일상/일기] 파견직 개발자의 슬픔과 끝나지 않은 내 진로 고민

by 수다정이 2023. 11. 29.
728x90

게으른 주인장이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또 이상하고 무거운 주제를 들고...!

 

다른 글에 언급했었던 적이 있지만 저는 파견을 다니는 개발자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 90프로 이상이 비슷하겠지만

대학진학에 대해 고민을 시작할 때 즈음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어영부영 학과를 정하거나 내 성적에 대학과 학과를 맞춰 진로를 정하게 되겠죠..

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선택했던 학과가 컴공과였습니다.

 

뭐 지금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간다고 해도 대학을 다른 곳을 선택할지언정 학과는 비슷할 것 같아요

왜냐면.. 지금도 제 꿈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이 생각이 저를 떠나지 않았어요

막연히 아.. 나는 컴공을 전공했으니까 살리긴 해야겠지? 하며

공기업 전산직만을 준비했었죠.

( 그 와중에 공기업이 좋다더라~ 워라밸도 그렇고~ 하는 얘기 주워듣고 공기업만 넣었다는 그런 멍청한..!ㅋㅋㅋㅋ)

 

이 기간을 1년 조금 덜 보냈었는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겁니다.. 

정말 내가 개발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인가? 공기업에 가서 만족하며 살 수 있을까? 이렇게 어렵게 준비해서?

이건 근데 실무를 해봐야 아는 것 아닌가? 

 

이게 다 혼자 쳐 박혀서 공부하다가 걱정과 근심에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했던 취준생의 생각흐름입니다ㅋㅋ..

혼자 이렇게 우울하게 있지마세요.. 밖에서 사람을 주기적으로 만나는 게 참 중요합니다..

 

여하튼 그래서 갑자기 잡코리아를 통하여 저에게 제안이 온 아무 회사에 연락을 하게 됩니다.

일단 실무를 해봐야겠다..! 그래야 내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개발이 맞는지 알겠다 싶었어요

 

근데 회사에선 개발자를 첨 뽑는 거였고 나름 저를 특별대우 해주셨지만

저 혼자 다른 회사로 파견을 보냈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파견지를 제외하고는 퇴직연금을 재구축하는 프로젝트들이었죠

이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저처럼 회사에서 파견을 보낸 개발자들이거나 프리랜서들이 주축을 이룹니다.

그 말은 책임없는 쾌락을 코드에 나타낸다는 것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말이냐면.. 모든 게 개판입니다.

퇴직연금 자체가 워낙 큰 고객들에게 맞춰줘야 하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하드코딩하게 짜는 것도 많고 이 프로젝트 기간이 끝나면 이 사람들은 그냥 나가면 끝입니다. 책임감이 대부분 없죠

또한 재구축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제가 봐야 하는 코드는 무려 20년이 된 코드들입니다.. 

이 코드에서 거창한 로직이 나오기는 좀 아무리봐도 한계가 있죠.. 

새로운 프레임워크에 맞춰서 짜기에도 급급한 스케줄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주로 쓰는 기술들이 굉장히 올드합니다. 새로운 기술 접목시키다가 개발기간 못 맞추면 책임질 사람이 없거든요 요즘 개발회사들이 쓰는 게 하나도 없고 개발난이도 그 자체도 굉장히 쉽습니다. 왜냐면.. 하드코딩 그 자체라서요.. ^_^

이런 곳에서 3년을 일하니 난 개발이 나에게 맞는 지 알고 싶어서 급하게 취업을 결정했는데 그런 건 알 수도 없고 그저 퇴직연금만 알아가게 되네..? 이런 생각이 지배할 때쯤 퇴사가 하고 싶었어요

 

아예 다른길로 가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이미 3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하지만 이때 문제(?)가 생깁니다..ㅋㅋㅋ 

아시다시피 요즘 나라경제가 굉장히 안 좋죠

은행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취소됐고 진행하더라도 굉장히 축소됐습니다.

 

대표님 입장에서도 저는 3년 초급개발자이기 때문에 어디 SM으로 보내기도 쉽지 않게 됐을 거고

이런 레거시한 코드들만 보며 개발하는 사람보다는 오픈소스 쪽도 해보고 뭐 그런 개발자가 낫다는 생각을 하고 계셨나 봐요

 

일단 쉬어라 이제는 은행 쪽 갈 일 없을 거라고.. 다른 쪽을 알아본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전 한 달 정도 쉬게 하려나..? 난 그럼 다른 곳 이직준비를 해볼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무려 3개월이나 돈 받으면서 쉬었습니다.. 세상에..ㅋㅋㅋㅋㅋㅋ 언빌리버블..!!

 

 

이러면 뭐 그만둔다고 말도 못 하고

저한테 말씀해 주시는 거 보면 제 생각을 꽤 많이 해주신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 들고..

드디어 제가 고민했던 부분을 해소시킬 수 있는 그런 파견을 가려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빠밤..! 아예 새로운 곳에 파견을 오게 됐습니다.

현재 그곳에 근무하고 있으니 많은 언급은 하지 않겠어요..ㅎㅎ..

 

하지만 여기 와서 뼈저리게 느낀 게

정말 내가 개발이 적성이 맞는지 알고 싶었다면 이렇게 제대로 된.. 어쩌면 제대로 됐다고 겉으로는 느껴지는 곳에 왔어야만 했습니다.

인력사무소처럼 파견을 보내는 곳이 아니라요

 

부러웠습니다. 이곳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들을 보면서요

만약 저처럼 일단 실무에 부딪혀보자 하고 싶었던 분들은 파견직은 정말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기나긴 얘기였지만요

3년 동안 이상한 코드만 짜며 보내온 시간이 아깝고 제 실력이 부족해 아직 여기 일이 버겁지만

적어도 2개월은 버텨보려고 합니다.

 

부족한 걸 알기에 집에서 자기계발 해야지 생각하면서 퇴근하지만 게을러서 잠이나 자고 있군요..

지금까지 했던 업무와 아예 달라서 업무파악도 힘들고

개발환경도 달라서 버벅거림이 좀 심합니다.. 툭하면 찾아보고 있고..

마냥 또 신입처럼 들어온 게 아니잖아요? 파견으로 들어온 외부인력이기 때문에

뭔가 여기 직원분들께 당당하게 묻기도 민망하더라고요 ^^.. 제 멍청함의 밑천이 드러날까 봐...

어쩌면 여기 신입으로 들어왔다면 부끄러웠어도 물어봤을 것 같아요.. 신입인데... 모르는 게 당연하잖아요? 

 

조금 다행이랄까요..? 만약 여기서 2개월 혹은 약 1년 일하게 된다면 왠지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개발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하지만 또 모르죠 1년 뒤에 비슷한 글을 작성하고 있을지..ㅋㅋㅋㅋ

현재는 뭐 그렇다..! 이런 얘기예요!..

그러나.. 이게 또 안 맞는다고 해서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앞에서 언급하다시피 제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로 삼기에 적당한.. 뭐 그런 게 저에게 있는지 조차 자신이 없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계신지 아니면

그저.. 일은 돈벌이뿐이다!라는 생각이신지 궁금하네요 

그러면 게으른 주인장은 최대한 빨리 다음 글을 생각해서 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728x90